책탐방

마틴포드 <<로봇의 지배>>

nomadicnotes 2025. 1. 27. 12:27

마틴 포드의 로봇의 지배는 우리가 마주할 미래에 대한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혁신이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사회 구조와 인간의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심도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목차

1장. 예측 불가능한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2장. 새로운 전기, 인공지능

3장. 인공지능의 과대 포장과 실제

4장. 인공지능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5장. 딥러닝과 인공지능의 미래

6장. 사라지는 일자리, 인공지능이 경제에 미칠 영향

7장. 인공지능 감시 국가의 부상

8장. 인공지능의 위험

결론. 인공지능의 두 가지 미래, 스타트렉인가 매트릭스인가?


노마딕 노트(Normadic Notes)가 픽한 문장 

 

데이터의 중요성 

흔히 데이터를 새로운 석유라고 말한다. 이 비유를 받아들인다면 여러 면에서 기술 기업은 석유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기업 핼리버튼Halburton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p.49)

 

데이터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활용 방식에 따라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석유가 정제와 분배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되었듯, 데이터도 수집, 정제, 분석을 거쳐 비즈니스 전략과 기술적 혁신의 연료가 된다. 이 과정에서 기술 기업은 데이터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석유 산업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 머신러닝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데이터에서 실제적인 가치를 추출하는 데 필수적이다. 다만, 데이터는 경제적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윤리적, 정치적 질문을 던진다. 

 

로봇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는가? 

 

현재 아마존은 전 세계 물류 센터에서 2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피커(piecker)*가 한 시간 동안 가져올 수 있는 품목 수가 3~4배 증가했다. *물류창고나 유통센터에서 고객주문에 따라 창고에 보관된 물품을 찾아서 포장과정에 넘기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p.69)

 

아마존이 전 세계적으로 2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면서도 오히려 물류 창고의 고용을 늘렸다는 점은, 자동화가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현상은 자동화와 고용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를 수정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많은 사람은 로봇 도입이 곧바로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아마존 사례는 기술 도입이 노동자들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대신 새로운 업무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로봇이 피킹(상품 선택)과 같은 반복적이고 물리적으로 고된 작업을 처리하면, 인간 노동자는 로봇의 관리, 유지보수, 품질 관리 등 새로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는 로봇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더욱 높은 생산성과 고용 증대를 동시에 이루는 모델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사례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아마존의 고용 증대가 반드시 모든 기술 도입 사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동화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종종 고도로 기술적인 직무로 한정되거나, 기존 노동자들의 기술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노동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심화시키고, 일부 노동자들에게는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로봇의 생산성을 향상시킬수 있을까? 

 

 

 

보몰 효과는 생산성 증가가 느린 분야에서도 임금이 오르면서 비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 이론입으로, 주로 의료, 교육, 예술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나타나는 이 현상은 기술 발전이 쉽게 적용되지 않는 영역에서 비용 상승이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이 보몰 효과를 완화하거나 심지어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을 자동화해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를 덜어주고 있어, 이러한 기술로 기존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보몰 효과를 완전히 무너뜨리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과 의료 같은 분야는 단순히 생산성과 효율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인간 중심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영역입니다.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교육적 가치는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의료 역시 환자와의 신뢰와 공감이 치료 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로봇이  언제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고속도로나 도시 환경처럼 다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율 주행차를 일상적으로 운행하는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다.... 문제는 극단적인 경우다. 자율주행차가 정확히 예측하거나 올바르게 해석하기 어려운 상호작용과 상황이 거의 무한에 가깝게 일어난다. (p.103) 

 

자율주행차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지도 학습, 강화 학습*, 비지도 학습을 목적에 따라 조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지도 학습은 보행자, 신호등, 차선과 같은 객체를 인식하고 환경을 분석하는 데 활용되며, 강화 학습은 경로 계획, 충돌 회피 등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또한, 비지도 학습은 도로의 새로운 패턴을 파악하거나 예상치 못한 이상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돕는다. 마틴 포드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최소한 1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가속도를 감안하면, 일부 제한된 환경(예: 지정된 도시나 고속도로)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이 더 빨리 상용화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점은 기술적 성숙도뿐만 아니라 법적, 사회적, 인프라적 요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달려 있다. 단기적인 기대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강화학습은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과는 차이가 있다. 비지도 학습은 데이터의 구조화 패턴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지만, 강화학습은 명확한 보상신호를 바탕으로 학습한다. 

 

강화학습은 뇌를 호기심과 학습, 그리고 추론으로 이끄는 주요한 메커니즘일 수 있다.(p. 174) 

 

2020년 초, 딥마인드는 인간 뇌에서 도파민 뉴런이 작동하는 방식을 연구해 이를 강화학습에 적용하는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도파민 뉴런은 인간이 보상을 예측하고 학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딥마인드는 이를 강화학습의 "보상 예측 오류(Reward Prediction Error)" 개념에 접목시켰다. 간단히 말해, 뇌가 예상한 보상과 실제 받은 보상 간의 차이를 학습의 동력으로 삼는 원리를 강화학습 알고리즘에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강화학습 시스템은 보상 예측을 더욱 정교하게 수행하며 학습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강화학습이 단순히 기계적인 보상 극대화를 넘어, 인간의 학습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더욱 자연스럽고 유연한 학습 방법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픈AI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비교적 적은 수의 딥러닝 순수주의자를 제외하고 더 빠른 하드웨어와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신경 알고리즘을 확장하면 일반 지능에 필수인 논리적 추론과 상식적 이해를 생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일반 연자들 사이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p.188) 

 

AI 전문가들에게 진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려면 드는 시간을 조사했더니 2029년~2200년까지 다양하게 조사되었다.(p.208)

로봇으로 인한 인간 노동의 미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다시 말해 수천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완전히 새로운 부문이 기존 사업의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어떻게든 흡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 현재 노동력의 절반가량은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성격의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는 거의 모든 종류의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일들이 사라질 미래를 마주하고 있고, 이런 일에 최적화된 노동자에게는 특히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p.217~220) 

 

두 번째 중요한 경향은 불평등 증가가 진행되면서, 생산성과 임금이 분리된 것이다. ...적어도 1970년대 이후부터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증가하는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하고... 결론적으로 기술진보와 향상된 생산성의 이득은 소득분포 상위에 있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돌아가고 있다.... 나는 이 두 선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는 이유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업무 현장에 배치되는 기계와 기술의 성격이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지금 기술은 노동자의 가치를 높이기보다 노동자의 비중을 낮추고 있다. 그 결과 생산성이 계쏙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자는 교체 가능해지고 협상력은감소하며 보상 수준은 낮아지고 있다. (p.225~227) 

 

소득불균형의 상승과 일자리 질의 하락은 직접 영향을 받는 개인들에게만 나쁜 소식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지속적인 경제 활기를 불어넣는 데 필요한 시장 수요를 약화한다.(p.229) 

 

어떤 직업이 가장 안전할까? 

그는 본질적으로 창의적인 직업 , 다른 사람과 의미있고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가치가 있는 직업,  높은 이동성과 손재주,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직업이 로봇의 지배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직업으로 평가한다. 대체로 예술가, 영화제작자, 요리사, 심리상담가, 교육자, 컨설턴트, 간호사, 간병인, 배관공, 전기기사, 정비공, 탐험가, 과학조사원, 전문운동선수, 항공기 조정사 등이다. 

 

 

인공지능의 위험성은? 

마틴 포드는 인공지능의 여러 위험성에 대해서 논의한다. 

 

딥페이크는 AI 기술로 이미지나 영상을 합성해 가짜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영화 제작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지만, 점차 허위 정보 확산, 사기, 명예훼손 같은 부정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이 정치인이나 유명 인물의 발언을 조작해 대중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은 특히 우려스럽다.

또한, 자율 드론 기술은 물류, 보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오고 있지만, 그 자체로 치명적인 무기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자율 드론이 무기화되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표적을 결정하고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 이는 전쟁의 윤리적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며, 비인간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편, 머신러닝의 편향은 AI가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위험을 낳는다. AI는 학습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만약 데이터가 특정 집단에 대해 편향적이라면 그 결과 역시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과거의 고용 데이터를 학습한 AI 채용 시스템이 특정 성별이나 인종을 차별하는 결정을 내린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머신러닝의 편향은 기술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

 

정부의 역할은? 

마틴포드의 책을 읽다보면, 정부가 해야할 역할이 크게 두 가지로 도출된다. 

첫째는 인공지능을 분배에 활용하는 것이다. 

나는 기본 소득이 인공지능의 편재에 따라 나타날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일자리를 얻으려는 바람은 개인이 더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으려는 매우 중요한 동기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인센티브를 단연코 교육일 것이다. 가장 놓은 방법은 불로소득에 대해 기본 소득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 먼약 기본 소득제도에 인센티브를 포함한다면 그 인센티브가 무엇이 돼야할지 누가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겠는가? ... 이런 이유로 나는 기본 소득 프로그램 관리를 정치과정에서 분리하고 명확한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기술 관료 기관이 전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255~256) 

 

둘째는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이다. 

인공지능의 구체적인 응용을 규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 하지만 광범위한 관리감독도 필요하다. 가장 좋은 행동 방침은 인공지능 적용에 중점을 둔 규제 권한을 가진 독립적인 정부 기관을 세우는 것이다. (p. 336)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인간이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10년뒤 100년뒤 어느시점이건 인공지능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이고, 그것은 다른 기술과는 달리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로봇에게 맡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러한 미래가 낙관적인 시나리오(저자는 스타트렉으로 가정)가 되기 위해서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저자는 매트릭스적 세계)를 상상하여 미리 대응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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